2008년 05월 02일
타인이 보는 나
'친구가 된다'라는 것은 자신에게 없는 어떤 것을 친구에게서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?
나의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.
"너 머리 좋았잖아. 난 아직도 기억나는데. 그때 물리2 수업할 때...."
"그때 그 자신감 넘치던 태도는 어디갔냐. 넌 세상에 무서운게 없는 줄 알았어."
... 기타 등등.
그런데, 이 친구는 전교 10등에서 놀던 수재였다. 우리 고등학교 때는 중간/기말고사 성적으로 독서실 자리 번호가 결정되는 시스템을 사용 했었다. 예를 들어 전교 10등이면 10번. 150등이면 150번. 이런 식으로.. 이 친구는 그런 시스템 하에서 첫번쨰 줄을 벗어난 적이 없는 아이 였다.
이 아이가 뭐가 부러워서 나보고 머리가 좋다고 했을까? 술이 약간 올라있는 상태였고, 서로에게 별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그 말을 일단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. 겉으로는 '제길 나보다 성적도 좋았던 놈이! 누구 놀리냐!' 라는 식으로 투덜 대긴 했지만-
이것을 계기로 나는 몇몇의 친구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. 내가 내 친구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. 그리고는 그 친구들에게서 각각 내가 없는 어떤 것, 내가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어떤 것 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.
# by | 2008/05/02 02:11 | 낙서장 | 트랙백 | 덧글(0)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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